레이싱은 삶이다...
... 그 외의 시간은 기다림이다. 스티브 맥퀸이 영화 ‘르망’에서 한 명대사에 가장 어울리는, 현존하는 GT 레이싱카를 꼽으라면 단연 포르쉐 카이맨 GT4 클럽 스포츠일 것이다. 이 1인승 미드십 쿠페가 포르쉐 550 스파이더 그리고 포르쉐 카레라 GTS의 뒤를 잇는 모델로써 레이싱 타이어가 적용되고 레이싱 트랙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탑재된 유일한 레이싱카이기 때문이다.
미드십 2인승 레이싱카 카이맨 GT4는 918 스파이더 그리고 지난해 장거리 레이싱 경주의 2015년 우승차 919 하이브리드와 많은 특징을 공유한다. 포르쉐 가문의 발명가 정신이 돋보이는 미드십 엔진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페르디난드 포르쉐 박사는 그의 아들 페리와 함께 아우토 유니온의 그랑프리 레이싱카와 타입 360 치시탈리아를 기반으로 최초의 1인승 레이싱카를 개발한다. 1953년부터 창업자의 이런 아이디어가 포르쉐 550 스파이더를 통해 지속적으로 구현되어, 쿠퍼, 로터스 그리고 페라리에서도 수평대향 미드십 엔진을 도입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2015년 첫선을 보인 카이맨은 GT4로써 포르쉐 550 스파이더의 가장 강력한 후계자로 평가되며, 전설적인 스파이더 쿠페의 DNA가 각인되어 있다. 그 탁월한 에어로다이내믹은 이미 60년 전부터 르망 24시간 경주에 출전하고 있는 포르쉐 레이싱 모델들의 유전자를 계승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클럽스포츠는 GT4를 기반으로 하며, 7,400rpm에서 283kW(385마력)의 출력과 단 1,340킬로그램에 불과한 공차중량을 자랑하고 6단 수동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다. 수려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이 신형 클럽스포츠는 GT4와 동일한 라인이 적용되어 있으며, 약간 변형된 리어 스포일러, 3.8리터의 385마력 엔진, 포르쉐 6단 더블클러치, 약간 짧게 설계된 전장 그리고 시속 295킬로미터의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이후 극한의 경량화를 통해 현재 공차중량은 정확하게 1,300킬로그램에 불과하다. 911 GT3 컵의 브레이크와 섀시 그리고 최적화된 기계식 디퍼런셜락이 탑재되었다. 이 패키지는 창립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와 그의 아들에게 기쁨을 선사했을 것이다.
카이맨 GT4 클럽스포츠는 전형적인 포르쉐 프로세스에 따라, 차체는 별도의 생산 라인에서 제작 및 조립되고 바이삭에 있는 개발 센터의 레이싱 부서에서 최종 승인을 한다. 이 레이싱카는 1인승으로, 무게 분배를 개선하기 위해 동승석의 레그룸에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다. 이외에 흡음재나 내부 트림 패널은 사용되지 않고 트렁크는 존재하지 않으며 짧은 케이블 하이스가 채용되었다. 차체 구조는 흰색, 갈색 및 회색으로 제공된다. 이외에도 강력한 롤케이지, 레이싱 버킷시트, 순정 계기, 탄소섬유 재질의 패들시프트가 포함된 레이싱 스티어링 휠이 적용되어 있다. 수동 변속과 포르쉐 더블클러치(PDK)로 실시한 테스트 주행에서 자동 변속기가 무거운 중량에도 불구하고 더욱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이유로 마티아스 숄츠 프로젝트 팀장은 ‘최근 레이싱카는 양손을 조향휠에 올려 놓은 상태에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변속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GT4 클럽스포츠의 이러한 하이텍 변속 컨셉의 이면에는 극단적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드라이브 컨트롤이라는 철학이 내재되어 있다. 911 GT3에서 차용한 클럽스포츠의 프론트 액슬이 고속 주행에서 조향성과 안정성을 개선하고, 물론 ABS와 포르쉐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도 다양한 레이싱 트랙에서 실시한 혹독한 테스트 주행에서 최적의 타이어 노면 접지력을 보장한다. 최적의 노면 그립성을 자랑하는 클럽스포츠는 GT4 일반 도로 버전에 비해 전방에서 29밀리미터, 후방에서 25밀리미터 더 낮게 설계되어 있다. 스티어링 컨셉에 있어 GT4 클럽스포츠의 기본 원칙은, 다양한 시리즈의 GT 규정에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전자장치 및 컨트롤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카이맨의 무게중심은 운전자에 바로 인접한 차량 센터에 맞춰져 있다. 액슬 사이에 배치된 6기통 박서 엔진은 한계 상황에서 운전자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민첩성을 의미하며 이와 동시에 엔진, 차체 그리고 스티어링의 일사불란한 연동을 요구한다. 주행 상태가 어떤 여과 과정도 없이 곧바로 드라이버의 의식으로 전달되는 컨셉이 완벽하게 구현된 것은 GT4 클럽스포츠가 최초일 것이다. 그만큼 신경 세포와 심장의 팽팽한 긴장이 요구되고 중독에 가까운 드라이빙의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프로토타입으로 2015년 말까지 다양한 서킷의 17,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에서 180시간의 시험주행을 마치고, 경험자 및 젠틀맨 레이서(즉, 아마추어 레이서)들이 최고의 모터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재 목표이다. 기본적으로 용도에 따라 90, 70 또는 100리터 용량의 세 가지 FT3 안전 탱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GT4 클럽스포츠는 기본 버전으로 뉘르부르크링 북쪽 코스에서 개최되는 독일 최고의 내구레이스인 VLN 시리즈, 브리티시 GT 챔피언십(British GT Championship), 포르쉐 스포츠 챌린지(
이미 탁월한 성능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다른 GT4 트림에 비해 GT4 레이싱 트림으로도 불리는 클럽스포츠의 주행 성능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기존의 성능을 압도한다. 직감적으로 표현하자면, 카이엔 페퍼(cayenne pepper)가 듬뿍 들어 있는 남부 멕시코의 매운 칠리를 연상시킨다. 콕핏에 앉으면 드라이버는 차량과 한몸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6점식 하니스 벨트는 메탈 플레이트에 고정된 얇은 버킷 시트에 드라이버를 빈틈없이 고정시킨다. 탁월한 그립감을 제공하는 작은 스티어링 휠은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 수단으로써, 포르쉐 더블 클러치(PDK)를 위한 탄소섬유 재질의 패들 스위치가 탑재되어 있다. 트레드가 없는 레이싱용 슬릭 타이어는 경미한 조향 동작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순식간에 최적의 노면 접지력을 구축한다. 미드십 엔진이 탑재된 레이싱카로써 GT4는 곡선 구간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안정감을 제공한다. 마치 롤러 코스터의 레일에 고정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제동, 조향, 안정적인 드래그 그리고 가속과 같은 일련의 드라이빙 동작이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의 완벽한 서브를 보는 듯하다. 레이싱 트림으로 분류되는 클럽스포츠는 일반도로 버전보다 훨씬 기민하다. 더욱 민감하고, 더욱 폭발적이며, 기존의 탁월함을 압도한다. 이러한 특징들로 클럽스포츠는 생애 처음으로 GT 레이싱카를 접하는 잠재적 레이싱 드라이버 그리고 영화배우 패트릭 뎀프시와 같은 젠틀맨 레이서를 주 대상 그룹으로 한다.
카이맨 GT4 클럽스포츠는 바이삭의 포르쉐 모터스포츠 그리고 북미 포르쉐 모터스포츠(
글 Eckhard Eybl
사진 Victor Jon Go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