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antage Austin
트레이시 오스틴(Tracy Austin)은, 15세에 포르쉐 테니스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하며 테니스의 영재로 주목 받았었다. 이후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의 경력은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굴곡도 많았던 그녀의 선수 생활은 비교적 짧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포르쉐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지금도 여전하다. 대회 40주년을 맞아 세계 랭킹 1위였던 그녀가 1978년 영광의 순간을 경험했던 독일로 다시 돌아온다.
트레이시 오스틴도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마구 날뛸 때가 있다. 그녀는 로스앤젤레스 남쪽에 위치한 팔로스 베르데스(Palos Verdes)의 무수한 커브길 언덕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아드레날린이 잠시 솟아오를 정도로 캘리포니아의 엄격한 속도제한을 넘으며 포르쉐에 속도를 가하곤 한다. 트레이시가 웃으며 말했다. “그 위에선 지평선까지 펼쳐진 웅장한 광경을 즐길 수 있어요.”
트레이시는 아주 어린 나이에 높은 곳을 향해 나갔다. 현재 54세인 그녀는 테니스 영재였다. 그녀는 14세에 당시 가장 어린 선수로 뉴욕 US 오픈 출전자격을 따냈다. 15세이던 1978년에는 필더슈타트에서 개최된 제 1회 포르쉐 그랑프리의 단식과 복식에서 우승했다. 그녀는 당시 출전 며칠 전에 프로 테니스 선수가 돼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필더슈타트에서의 토너먼트는 제게 완벽한 시작이었죠.” 이후로 그녀의 경력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올라갔다. 그녀는 1979년, US 오픈 결승에서 수년간 1위를 다투었었던 크리스 에버트(Chris Evert)를 무너뜨렸고,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Martina Navrátilová)를 세계 1위에서 끌어 내렸다. 오늘날까지 그랜드 슬램 토너먼트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되고 있다. 필더슈타트 토너먼트에서 트레이시는 첫 우승 이후 3연속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 때마다 이 십대 소녀에게 상품으로 포르쉐가 주어졌는데, 당시 그녀는 운전면허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테니스 세계에 자연스레 동화된 어린시절
요즘 트레이시가 타는 차는 911 GT3 RS다. 포르쉐 테니스 그랑프리에서 받았던 상품이 그녀의 포르쉐 사랑에 불을 붙였다. “우린 포르쉐 가족이예요, 우리 모두 이 차들을 사랑한답니다.”라고 15,18,20세의 세 명의 아들을 둔 엄마는 말한다. 트레이시가 롤링 힐스의 그녀의 빌라에서 사진 액자에 전시된 자신의 ‘월 오브 페임(Wall of Fame)’ 앞에 선다. 그녀는 스포티하면서도 강해 보인다. 그녀는 50대 중반인 지금도 여전히 테니스를 많이 치는데, 대개 상대는 남자다. 그녀의 힘있는 공을 여자보다 잘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포토갤러리가 그녀의 스포츠 인생의 지점들을 기록하고 있다. 세 살짜리 꼬마가 그녀 키만한 래킷을 들고 모래 위에 서있다. 디스코 머리를 하고 교정치를 끼우고 있는 13살 꼬마숙녀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ustrated)’라는 잡지의 커버를 장식하고 있다. 20세의 트레이시는 당시 미국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과 그의 아내 낸시 여사와 함께 백악관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그녀는 5형제 중 막내로 테니스 세계에 자연스레 입문하게 되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오늘 오스틴의 집에서 멀지 않은 테니스 클럽에서 근무했었다고 한다. 오스틴 집안의 모든 아이들이 테니스를 했고, 트레이시 또한 세발 자전거를 타자마자 래킷을 휘두루기 시작했다. “저는 몇시간이고 벽에 공을 쳐냈어요. 끊이지 않고 10회를 치면 정말 기뻤어요.” 그녀의 테니스에 대한 소질을 클럽 매니저가 알아본다. 그는 트레이시에게 정해준 뭔가를 맞추면 작은 트로피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작은 목표와 알맞은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테니스에 대한 그녀의 열정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야망찬 부모들로부터 강제로 떠밀렸거나, 떠밀리고 있는 다른 테니스 스타들과의 차이점이다. 그녀의 부친은 과학자로, 그녀의 성공에 그다지 감명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제가 한번은 슈테피 그라프와의 시합을 보겠냐고 여쭤 봤었는데, 아빠는 컴퓨터 연수를 해야한다며 거절하셨었죠.” 트레이시는 그런 아버지의 태도가 섭섭하지 않았다. 반대로, 부모님이 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승리라는 잣대에 재는 것이 아니어서 압박감이 없었고, 허영에 들뜨지 않도록 사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그랜드 슬램 우승자인 평범한 학생
학생 본연의 트레이시로 생할 하는 것은 프로 테니스 선수로서의 트레이시에겐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저는 어린 나이에 많은 성공을 거뒀어요. 테니스계에서는 전례가 없었죠.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때, 저는 혼자 결정했어야 했어요.” 예를 들면 학교를 계속 다닐 것인지 결정해야 했죠. 그녀는 테니스에서 스타덤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마치기로 결정한다. 뉴욕에서의 우승 이틀 후,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학교에 나갔다. 다른 그랜드 슬램 토너먼트들은 시험과 겹쳤기 때문에 모두 취소 했다고 한다. 세계 도처에서 열렸던 토너먼트에 그녀의 어머니는 항상 함께였다. 어머니는 부드러운 코치였다고 딸이 말했다. “단 한번의 게임에서도 어머니는 저를 비난한 적이 없어요.” 스투트가르트 남쪽의 첫 포르쉐 테니스 그랑프리때도 그녀의 어머니가 함께 했다.
2015 년과 2016 년에는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안젤리크 케르베가 단식에서 우승했고, 올해도 재 출전할 예정이다. 과거 연속 우승자인 트레이시는 이 독일인이 앞으로 더 많은 포르쉐를 따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젤리크가 더 공격적으로 변했어요. 타구력이 과거보다 더 강해졌고, 자신의 경기에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케르베가 28세에 테니스의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은 스포츠 세계가 지난 10년간 어떻게 변화됐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제 시절처럼 아주 어린 세계 정상급 여성선수들은 이제 더이상 없습니다.” 왜냐하면, 테니스가 과거와는 달리 힘을 넘어 최고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에, 틴에이저들이 더이상 이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높은 커리어에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은 늦춰졌지만, 선수 생활은 더 길어지죠. 오늘날의 선수들은 과거보다 몸을 잘 관리하기 때문이예요. 저희 때는 전문가나 조언가 같은 수행원들이 없었어요. 그 당시 스스로 코치 역할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죠.”
치열한 정신력 싸움
트레이시는 스포츠에서 은퇴한 이후 BBC 와 미국 테니스 채널에서 TV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US 오픈에서 모자가 같은 코트에서 경기를 했는데, 먼저 브랜든이 쥬니어 매치를 치른 이후 트레이시는 ‘여성 영웅들’이라는 이름 하에 한때 그녀의 경쟁자였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이벤트경기를 했었다. “전 브랜든의 경기에 얼마나 흥분했는지, 정작 제 게임엔 전혀 집중할 수 없더라고요.” 집중력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트레이시가 말했다.
체계적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트레이시가 프로 테니스에서 배운 중요한 사실이다. “패배 후의 아픔은 승리 후의 기쁨보다 더 큰 것이죠. 그리고 더 오래가기도 합니다.”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그녀의 노력, 엄격한 규율, 좌절감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 좋은 엄마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포기는 절대 선택사항이 될 수 없다. “사람은 자신을 신뢰 하고, 용기가 꺽여서는 안돼요.” 트레이시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 20대 초반, 그녀는 심한 허리 통증에 시달렸는데 치료도 별 도움이 안 됐다. 그녀는 움직임이 둔해졌고, 그녀는 성공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1983년, 트레이시는 은퇴한다. 1989년, 상대 운전자가 시속 100km로 그녀의 차로 달려드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녀는 가까스로 사고에서 살아났다고 한다. 오스틴의 오른쪽 무릎은 산산조각이 났고, 철심이 박혔다. 어쩔 수 없이 1년간 휴식을 취해야 했다. 1994년, ‘테니스 홀 오브 페임(Tennis Hall of Fame)’에 당선되기 바로 전, 복귀의 노력이 몇 번이나 허사로 돌아가자, 이 캘리포니아 여성은 테니스 세계에서 완전히 은퇴하기에 이른다.
트레이가 거실에서 바지자락을 걷어 기다랗고 가느다란 흉터를 보여줬다. 흉터가 무릎까지 이어졌다. “일생동안 매일 아침 하나의 목표를 눈앞에 두고 일어나면, 그 목표를 포기하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테니스가 없는 시간은 너무 공허했어요.” 하지만, 오스틴은 아픔을 딛고 게임에 머무는 법을 배웠다. “참 이상하죠, 그 사고는 다른 그 어떤 것보다 많은 것을 변화시켰어요. 그 사고를 통해 저는 인생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테니스 외에 기쁨을 알게 되었죠.” 예를 들면, 팔로스 베르데스 언덕으로의 작은 드라이브같은...
글 Barbara Esser
사진 Serge Hoeltschi
포르쉐 테니스 그랑프리
포르쉐 테니스 그랑프리는 여성 테니스 협회(WTA)의 대표적 토너먼트 중 하나에 속하며, 2017년 이 대회는 4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 스포츠 이벤트는 해마다 여성 테니스 선수들 사이에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토너먼트로 선별되곤 하였다. 이번 40주년 대회에는 첫 우승자인 트레이시 오스틴도 참가하게 된다. 4월 22일 부터 30일 까지 열리는 이 행사에 32명의 세계적인 여성 톱 선수들이 스투트가르트의 포르쉐 아레나에서 대결하게 되는데, 이 중에는 세계 1위인 안젤리크 케르베 또한 포함되어 있다. “스투트가르트는 제겐 홈경기죠. 저는 이 경기의 아주 특별한 분위기와 열렬한 관중들에 마음이 설레요.”라고 포르쉐 브랜드 대사인 그녀가 대회에 앞서 소감을 피력한다. 안젤리크 케르베 외에도 싱가포르의 WTA 결승에서 케르베의 상대였던 슬로바키아의 도미니카 치불코바(Dominika Cibulková)도 참가할 예정이다. 현재 세계 랭킹 3위이며, 2015년 WTA 결승전의 우승자인 폴란드의 아그니츠카 라트반스카(Agnieszka Radwańska)와 함께 스투트가르트에서 첫 게임을 하게 될 것이다.